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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연구/다 락 방

'다락방'의 짬뽕 영성



▲ 미국 다락방 본부는 테레사 수녀 등 '성인'들의 성상을 바라보며 하는 '이콘 기도' 등을 기도방법으로 권장하는 등 노골적인 카톨릭 영성을 보급하고 있다.   

이 글은 특정교단을 겨냥, 공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경진리에 명백히 어긋난 점들을 지적하려는 것 뿐이다.

['짬뽕'의 어감을 호감스럽지 못하게 느낄 법 한데,.필자는 퍽 자주 애용한다. 본래 일본어 '잔퐁'(ちゃんぽん)에서 왔지만 한국어 '짬뽕'으로 정착됐다. 속어도 아닌, 표준어화 된 말이다. 국수에다 해물/야채 등을 섞은 얼큰탕면인 초마면(炒碼麵), 은유적으로는 '뒤섞기'라는 뜻으로 쓰인다. 짬뽕이 더 낫지 누가 '초마면'으로 부르겠나. ]

'다락방'..언뜻 류광수 목사의 전도집단을 연상할 터이나 여기선 디보션용 소책자 '다락방'(the Upper Room)을 가리킨다. 물론 본디 오순절 성령이 강림하신 사도행전의 다락방을 의미하지만. 손바닥 내지 '쪽복음서' 크기의 이 디보셔널을 누구나 한 번 이상 봤을 것이다. '다락방'(The Upper Room�)은 공식 '등록상표'이기 때문에 류광수 집단이 이단으로 규정됐을 때 이름 때문에 미국 '다락방' 본부측이 꽤 신경쓰였을지도(?) 모르겠다.

1935년 첫 10만부를 뿌린 이래 줄곧 발행돼온 '다락방'은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과 타언어권은 100여개국에 50여 언어, 80여 판으로 번역/발간돼 격월로 연6회 전세계 300만명에게 뿌려진다. 한국어판은 대한기독교서회가 맡아 출판한다.  

다락방은 단지 이 디보션 책자만 뜻하는 건 아니다. 출판보급 총본부 격인 '다락방' 채플/박물관이 테네시 내쉬빌에 있다. 현대 복음성가를 비롯한 미국 팝 음악의 산실인 내쉬빌 한가운데 리코딩의 거리 '뮤직 로우'의 옛 성당을 개조한 관광 명소로 널리 알려져있다. 채플 안 벽에 걸린 실물 크기의 나무부조 '마지막 만찬'이 유명하다. 댄 브라운의 명작(?) '다빈치 코드'로 한층 유명해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를 조각가 어네스트 펠러그리니(Ernest Pellegrini, 1889~1955)가 50여 장인들과 함께 14개월간 새겨 제작했다.    

다락방 채플/박물관은 또 신앙위인들의 원고와 편지들, 과거 4세기 동안 출판된 성경들, 14세기부터 현대까지의 수많은 '성화'들, 다양한 종교 스테인드글래스, 성탄절에 전시되는 세계각국의 100여 성탄장면들을 모은 '그 아기의 밤', 매년 부활절 시즌에 전시되는 셰릴 크리스텐슨의 우크라이나 '부활절달걀' 등이 연간 1~3만 관광객의 눈을 끈다. 채플에선 매주 수요일 아침 예배가 있어 다양한 나라와 교단 사람들이 참석하며 합창단이 특별연주를 하기도 한다.

이 채플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은 '세계신자친교창'(World Christian Fellowship Window)이다. 9000 조각의 색유리로 돼있는데 신자들의 친교의 시작이자 다락방을 암시하는 성령강림을 중심으로 도안됐다. 중간 부분은 크게 4개의 둥근 메달리언으로 돼있는데 오순절 당일을 묘사한 맨 위 메달리언은 마리아가 한가운데 있어, 마치 마리아가 성령강림의 주인공인 듯한 인상이 든다.

메달리언 둘레엔 초기부터 현대까지의 증인들이 그려졌는데 웨즐리 형제 등 감리교사상 주요 명사들을 비롯, 아우구스티누스, 클레르보의 베르나르, 프란치스코 등 카톨릭 인사들, 퀘이커 창시자 조지 팍스, 찬송가 작가들인 아이잭 와츠와 찰스 웨즐리(존 웨즐리의 동생), 존 버니언('순례여정'=천로역정 저자), 종교자유운동가 라저 윌리엄스와 새뮤얼 데이비스, '등불 가진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조지 워싱턴 카버 등도 있다.    
  
채플에 딸린 '그로버 에먼스(Grover Emmons, 다락방 창설자) 기념 기도실'은 '하나님과 단둘이'란 테마를 가진 방. 수많은 관광객들과 인근 주민들이 잠시 기도를 하러 들르는 곳이다. 최다 8명만 앉을 수 있고 앞 '제단'엔 기독교 소망의 상징이라는 닻, 겟세마네의 상징이라는 성배와 십자가, 두 촛대, 글자 등 상징물로 장식돼 있다.

제단 뒤쪽 위, 아치 속 벽화가 특히 흥미롭다. 본래 건물인 카톨릭 성당의 벽화를 그대로 남겨둔 것인지는 모르나,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카피한 듯한 귀엽고 통통한 발가벗은 두 곱슬머리 아기천사가 몽실몽실한 구름을 배경으로, 작은 두 날개를 펼치고 난간에 한가롭게 팔을 괴고 말끄러미 주위를 내려다보기 때문. 중세 그림의 천사들은 주로 그리스 신화의 '에오스'(아우로라) 여신, 아기천사는 주로 에로스(로마의 쿠�)의 이미지와 오벌랩돼 사용됐다. 실제로 중세 종교화가 다수가 천사를 아름다운 백인 여성으로, 아기천사를 백인 쿠�과 비슷한 개념으로 그렸다.

기도하려 들어가거나 앉을 때마다 마주 바라보게 되는 이 벽화부터 비성서적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첫째, '아기천사'란 개념이 성경엔 없다. 천사는 영물이고 인간과 달리 성별이 없어 성생활도 안하며 따라서 시집도 장가도 안 간다. 그러니 아빠천사/엄마천사 사이에 태어난 아기천사란 건 애당초 없었다.

둘째로, 천사는 통념과 달리 두 날개를 갖고 있지 않다. "착각은 자유"라지만. 날개를 가진 천사라면 딱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두 쌍 즉 네 날개를 가진 하나님 보좌 앞의 케루빔(출25:18, 에제키엘10장), 하나는 세 쌍의, 즉 모두 여섯 날개를 가진 하나님을 찬양하는 세라핌(이사야 6장)이다.
그러므로 '두 날개를 가진 천사'는 실제로 없다. 우리 각자의 수호천사도 날개 없이 마음대로 훨훨 날 수 있다. 아기천사나 일반 천사, 모두 성경과 고대신화를 짬뽕한 카톨릭 사람들의 상상이요 오류다. 그러므로 꿈이나 환상 속에서 두 날개 달린 천사를 보면 영락없는 가짜, 즉 악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화나 그림책에 나오는 모든 두 날개 천사는 다 엉터리다.

성경적 근거와 영적 분별이 결핍된 작품을 '성화'라고 기도실에 보존해둔 뜻이 도대체 뭘까? 기도자를 천사가 수종든다는 상징적/시각적 효과? 아니면 실제로 두 어린이 천사들이 기도의 향을 보좌로 나르기에(그러기엔 너무 연약하고 한가롭게 보인다)? 벽화가 값진 골동품이기에?

그런데도 이 두 '아기천사'는 '다락방'의 성격을 암시하면서 그 취지와도 묘한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을 금치 못한다. 즉 이 벽화는 다락방의 에큐메니즘적, 근/친 카톨릭적, 짬뽕 영성을 드러내는 열쇠 노릇을 한다.  

다락방 홈피(www.upperroom.org)에 들어가보면, 메뉴에 '방법X'(MethodX)란 항목이 있다. 이름만으로는 마치 감리교(Methodism)식 기도 또는 '방법론적 기도' 같은 뉘앙스가 드는데 사실인즉 '다락방'은 연합감리교(UMC) 제자훈련국의 주된 사역 중 하나다. '삶'이라는 부제가 붙은 MethodX 항에 들어가보면 '기도방법'난이 있고 '성자들'(SAINTS Inc.)이라는 법인재단 비슷한 이름의 난도 있다. 성자들? 천주교 냄새가 물씬 난다.

먼저 '다락방'이 추천하는 '기도방법'부터 살펴보자. "고대적 또는 비교적 현대적인 기도방법들"이 있는데 그중 몇가지를 골라잡아 하나님과의 말하기/듣기에 가장 좋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 기도방법이란 본디 천주교에서 온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예수회(Jesuit)의 창설자 이냐시오 로욜라 식의 기도인 이냐시오 기도법, 시편기도법, 눈을 뜬 채로 성상(성화)을 바라보며 하는 이콘(icon) 기도법, 성구 개인화 기도법, 역시 이냐시오 로욜라가 권장한 엑사멘 기도법, 중재기도와 비슷한 기도벽(prayer wall) 앞에서 하는 벽기도 등이다.    

이처럼 감리교의 주요사역중 하나인 다락방의 기도방법이 모두 천주교 냄새가 물~씬 난다. 물론 위 기도방법들 중 이콘 기도 등 일부만 빼놓고는 모두 어느 정도는 성경적 근거가 있다. 문제는 영성. 이 기도의 영성들이 다 어디서 왔냐면 카톨릭에서 왔다.

성상기도는 Methodx에서도 가장 카톨릭적인 기도다. 소위 '성인'들의 성상을 앞에 놓고 들여다보며 묵상하며 하는 기도이기 때문이다. 다락방 사이트엔 진짜 고인의 초상인지조차 모를 백인 성인들의 이콘을 기도 때 사용하라고 추천까지 해놨는데 중세의 여성신비가 노르위치의 율리안, 토마스 아퀴나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캘커타의 테레사(!) 등이다.

사실 알고보면 이것은 고인의 상을 놓고 숭상하는 행위와 동시에 죽은 자와의 침묵 대화와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상숭배, 고인들과의 교제/대화 등 두 가지로 성경에 철저히 위배되는 행위다!

'성자들, Inc.'에 들어가보면 '성자들의 참 삶', '그래..누가 성자인가?', '성자들에게서 배우기' 등이 있는데 카톨릭과 조금도 다름없이 '성자들'의 이름들이 주욱 나열돼 있다. 신약성경의 사도들과 함께 베데, 아빌라의 요한, 레오바, 토머스 아퀴나스, 이냐시오 로욜라, 몇몇 교황들, 토머스 무어, 토마스 베켓 등과 온갖 중세신비가들이 '성인들'로, 그리고 테레사 수녀(와~!)까지도 대언자(선지자)의 하나로 기록돼 있다.
왜 감리교 창시자 존 웨즐리 형제는 거기 성자로 등재돼 있지 않은지 궁금하다. 카톨릭에선 꼭 교황이 성자로 추대하는 고인들만 성자이지만, 우리 기독교에선 믿고 거듭난 사람들은 다 성도들, 성인들이다! 그런데 '다락방'은 뭔가? 이제 와서 성인들의 개념도 구교쪽을 좇겠다는 얘긴가?

성상기도를 가장 폭넓게 추천한 사람이 다름아닌 헨리 나웬. 그는 이 방면에 관해서만 책 한 권을 썼다. 사실 '다락방'은 헨리나웬협회(Henry Nouwen Society)의 여러 파트너 단체들 중 하나다.

엄연히 신교 교파인 감리교가 이런 단계까지 나아갈 줄이야..! 놀라자빠질 노릇이다. 그런데도 이 현상은 세계교계의 '대세'인 것이다. 그러니 루터교/감리교/천주교의 공동일치선언이 그다지 놀랄 '놀'자가 아닌 셈이다. 이 '일치선언'을 낳은 배경엔 '다락방'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힘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의 다락방 집단은 교계 일각에서 '이단'으로 꼽히나, 미국의 '다락방'의 노골적인 카톨릭적 영성은 별 문제시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락방'의 실제적인 영성론에 관해서는 차후에 다루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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