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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운말씀/개혁해야할신앙

변질되어가는 기독교의 모습을 보라!

현재 우리가 고백하고 있는 예수는 2000년 전 기원 후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실존했던 그 예수인가. 예수의 부활 이후 그의 신성과 인성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빈치 코드’ ‘유다복음’ 등 기존의 기독론(예수상)을 뒤엎으려는 시도도 있었다. 신학자들은 이와 관련,그동안 예수가 하나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소개돼왔다며 교회가 믿는 예수는 단 하나의 예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춘 현대기독교아카데미대표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자 주’라는 신앙고백에서 출발해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 우리에게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서울 영동교회 30주년 기념강좌에서 ‘예수의 얼굴,그 신학의 역사’라는 발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기독교를 기독교답게 만든 근원적 동인”이라며 “역사상 존재해온 다수의 예수상이 기독교 신앙의 원천으로부터 이탈된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예수상의 다양성을 극대화한 나머지 기독교 공동체의 신앙고백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최초의 전통적인 예수상은 메시야,인자,하나님의 아들 등 유대교적인 개념으로 표현됐다. 초대 교회 중심축이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옮겨감에 따라 그리스·로마의 헬레니즘 사상 속에서 이 같은 기독론은 재정의되거나 변형됐다. 역사적 예수의 삶과 행동에 주목하던 역동성이 배제된 채 우주적 이성,로고스로서의 예수 등 형이상학적 존재로 형상화됐다. 기원 후 4∼5세기 예수상은 칼케돈 공의회(451년)가 결의한 대로 ‘신-인 예수’다. 즉,예수를 참 하나님이자 참 인간으로 규정했다.

종교개혁 시대에는 구원론적 기독론이 또다시 부각됐다. 마르틴 루터는 인간을 의롭게 하는 칭의의 구원자로 묘사했다. 반면 장 칼뱅은 왕 제사장 선지자라는 ‘삼중직위’ 틀 안에서 우주와 전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통치자로서의 예수를 소개했다. 이후 근대 계몽주의가 그려낸 예수상은 ‘인간 예수’이다. 즉,고상한 그리스도가 아니라 나사렛 예수라는 한 인간이었다. 슐라이에르마허는 “예수는 모든 인간이 되어야 하고,모든 인간이 동경하며,모든 인간이 되어야 할 바의 존재”라고 말했다. 실천의 대상이자 윤리적 모델로서의 인간 예수를 제시한 것이다.

1960년대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사렛 예수의 가르침과 행동 및 삶의 방식을 부각시킨 ‘혁명가 예수’가 등장했다. 또 흑인 신학자들은 피부색이 검은 메시야를 제기하고 서구신학이 백인의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했다면서 ‘흑인 예수’를 소개했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는 전제 아래 남미를 중심으로 ‘해방자 예수’가 나왔다. 초대 공동체의 평등주의적 구조를 내세우면서 남성 중심 가부장제 관념을 제거한 ‘페미니스트 예수’도 등장했다. 20세기 후반 오럴 로버츠,베니힌 등 오순절 및 은사주의 운동가 및 빈야드크리스천펠로십 등이 ‘치유자·악령추방자 예수’를 강조했다. 예수는 성공 및 처세술의 대가,인간관계의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존재로 묘사되기도 했다. 기업경영 컨설팅 전문가인 로리 베스 존스 등은 탁월한 최고경영자이자 이상적인 리더십으로 ‘CEO 예수’를 소개했다. 그러나 CEO 예수상은 미국적 종교시장의 산물로서 예수를 생명의 구원자가 아니라 성공의 지름길을 알려주는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예수상의 문제는 예수는 본래 누구인가와 예수는 오늘 우리에게 누구인가라는 두 질문을 균형있게 진술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함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