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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운동/알 파 코 스

그것은 잘못된 ‘교회론’ 때문이었다.(요약) - 은준관 목사

(요약)

[1] 5가지 교회의 모형

로마 카톨릭 신학자 덜레스(Avery Dulles)는 그의 저서 「교회의 모형」에서
2000년의 교회를 시대의 흐름을 따라 모형을 다섯 가지로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 놀라운 사실 하나가 등장한다.
2000년의 교회를 다섯 모형으로 유형화된 덜레스의 교회들이
지금 한국 개신교회 안에 고스란히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 제도와 조직을 우선 순위에 두는 대형 교회들,
2. 영성과 교제를 생명으로 하는 종파 교회들,
3. 성례전을 들고 나오는 예전 학자들,
4. 여전히 ‘설교’에 생명을 거는 목회자들,
5. 그리고 경쟁적으로 펼치는 해외 선교와 여전히 ‘민주화’ 운동을 선교의 최우선으로 하는
    진보적 교회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이 다섯 가지 교회의 사역은 교회의 존재양식-mode of existence
또는 교회 공동체의 표현 양식-mode of expression!!!!!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데에 있다.



[2] 존재론적 전의

존재 양식이란 그 자체에 생명이 없다는 의미이며,
오히려 생명체를 담는 그릇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존재 양식은 존재 근거가 아니며 또 존재 근거가 될 수도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오늘 대단히 위험한 신학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존재 양식을 존재 근거와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존재 양식을 존재 근거로 둔갑시켜 마치 존재 양식이 ‘복음’인 양 오도하고 있다.


교회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성이 하나님 나라로 은폐되어 선포되고 있으며,
영적 교제 그 자체가 신앙의 목적으로 바뀌고 있다.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대치하고 있으며, 선교를 마치 신앙의 척도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다섯 가지는 교회 사역의 필수적 요인들이지만, 그것들이 복음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비본질적인 것들은 원초적으로 본질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한국 교회는 온갖 비본질적인 것들,


방언에서 시작하여 십일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신앙의 양식들을
영원한 하나님의 복음으로 위장하여 거기에 모든 것을 걸도록
신자들의 물리적-영적 에너지를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학문적 표현으로는 이것을 교회론의 신학적 오류라고 하지만,
저속한 표현으로는 한국 교회가 엄밀한 의미에서 사기 행각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교회가 위기를 겪기 시작한 내면의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문턱에서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엄밀한 의미에서
외부로부터 오는 온갖 도전도 아니고, 프로그램 결핍의 문제도 아니며,
‘교인 이탈’이나 ‘성직자 수급’ 문제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위기는 모든 ‘존재 양식들’(그것이 제도와 조직이던,
교제와 성례전이던, 설교와 선교이던, 각종 프로그램과 회개 운동이던)을
교묘히 ‘존재 근거’로 위장하여

 

그것들이 마치 복음인 양, 하나님의 구원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신학적 오류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을 ‘존재론적 전의’ 라고 부른다.



[3] 교회가 하는일이 복음이 아니다.


오늘 한국 교회가 성취했다고 하는 모든 교회의 존재 양식들,
그것이 거대한 교회당이든, 초대형 교회든, 화려하고 요란한 예배든,
자랑스런 해외 선교사 봉사 활동이든, 이 모든 것들을 존재 근거인 것처럼,
복음 그 자체인 것처럼 위장하고 도색해 온 신앙적-신학적 위선들을
하나님 앞에 철저히 상대화 하는 일일 것이다.

교회는 존재 양식일 뿐 그것이 아무리 소중하고 아름다운 성취라 하더라도
그것은 존재 근거, 하나님 나라의 생명을 대치할 수 없음에 대한
솔직한 자기 포기, 자기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교회가 하는 일이 곧 복음이라는, 거짓 사슬을 끊는 순간부터 복음을 보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은
조용히 그리고 냉철하게 하나님의 나라와 신자 하나하나의 영적 추구 사이를
가로막거나 갈라놓고 있는 ‘사이비 복음’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과감히 부정(negation)하는 용기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사이비 복음’에는 ‘목회자의 성공신화’, ‘대형교회의 꿈’, ‘세습’, 온갖 ‘교단정치’ 등이 포함된다.



원문 :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교회의 미래 / 은준관 실천신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