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하나님 나라가 기독교의 핵심 주제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있지만, 마치 2000년 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과 열심당과 에세네파가 그랬듯이,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 역시 저마다 다른 하나님 나라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 나라를 그리스도인의 보다 나은 경건과 윤리적인 삶의 실천적 차원에서 접근한다. 다른 이들은 분배정의와 민주화, 평화주의와, 환경운동 등에서 하나님 나라의 단초를 찾는다. 한편 또 다른 곳에서는 하나님 나라를 이용하여 세상에서의 부귀와 성공을 추구하는 모습들도 엿보인다. 얼핏 보아 하나님 나라와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와는 매우 거리가 먼 모습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오늘날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잘 모르거나, 그 핵심적인 내용을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한국교회가 제자훈련과 일대일, 전도폭발과 셀, 알파코스 등으로 분주한 나머지, 언제 하나님 나라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 본 적도 거의 없다. 무엇보다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대해 거의 아무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부터가 문제이다. 이러한 영성의 왜곡과 신앙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제대로 된 공부가 시급하다. 도대체 2000년 전 유대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선포되어진 하나님 나라는 과연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우리가 함께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제1장. 복음과 하나님 나라
들어가는 말
복음이란 무엇인가? 바울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으로,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이라고 설명한다(롬 1:2-4). 다시 말해서 복음이란 곧 예수 그리스도이며, 이를 좀 더 구체화시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것이다. 바울의 관점을 따라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 역시 복음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이해하고 있으며, 역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곧 복음이라고 믿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우리의 죄가 사해졌으며, 우리가 새로운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이러한 복음 이해는 타당하다. 그러나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복음의 주체이신 예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친히 객체로서의 복음을 전하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그때 자신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복음의 주제로 선포하지 아니하셨다. 예수께서 전파하신 복음 가운데 십자가와 부활은 오히려 은폐된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전하신 복음의 주된 주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1. 예수님이 선포한 복음 : 하나님 나라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었다. 먼저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의 복음 선포사역을 살펴보자. 성경에서 복음이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곳은 마태복음인데, 그것은 마가복음에도 기록되었듯이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천국 복음, 즉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실 때를 그 배경으로 나온 말이다.
마 4:23)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저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막 1:14 - 15) 14요한이 잡힌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15가라사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누가복음에서 복음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언급되는 곳은 4장의 예수님의 나사렛 취임설교 장면에서 이다.
눅 4:18)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여기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복음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예수님은 이사야 61장에 예언된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관한 복음을 언급한다. 눅 4:43은 이것이 곧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고 말한다.
눅 4: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여야 하리니 나는 이 일로 보내심을 입었노라 하시고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초기만이 아니라 그 대부분을 열 두 제자와 함께 각 성과 촌에 두루 다니시며 가는 곳곳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는 데 할애하셨다.
눅 8:1) 이 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촌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반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 새 열두 제자가 함께 하였고
막 10:14) 14예수께서 보시고 분히 여겨 이르시되 어린아이들의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특별히 예수님은 수많은 비유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셨는데. 그 비유는 거의 하나님 나라에 관한 비유였다.
마 13:31) 31또 비유를 베풀어 가라사대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마 20:1) 1천국은 마치 품군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 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으니
마 22:2) 2천국은 마치 자기 아들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과 같으니
마 25:1) 1그 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눅 13:18) 18그러므로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과 같을꼬 내가 무엇으로 비할꼬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복음사역은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사흘 전인 공생애 마지막 기간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가운데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마 24:14)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
그렇다면 혹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 하신 이후에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셨을까? 그렇다. 예수님은 부활 후에도 계속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셨고, 제자들에게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할 것을 당부하셨다.
행 1:3) 3해 받으신 후에 또한 저희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사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저희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막 16:15) 15또 가라사대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이처럼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사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복음’ 선포 사역이었으며, 그 핵심은 ‘하나님 나라’였다.
2. 사도들이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
앞에서 언급했듯이 예수님은 공생애의 온 기간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고, 제자들에게도 그것을 명하셨다.
마 10:5 - 7) 5예수께서 이 열둘을 내어 보내시며 명하여 가라사대 이방인의 길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말고 6차라리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 7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왔다 하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았다(행 1:7). 빌립은 사마리아에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했다.
행 8:12) 12빌립이 하나님 나라와 및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하여 전도함을 저희가 믿고 남녀가 다 세례를 받으니
바울은 에베소, 고린도, 로마 등 그레코-로만 이방세계의 땅 끝까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했다.
행 19:8) 8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을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행 28:23) 23저희가 일자를 정하고 그의 우거하는 집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의 일로 권하더라
고전 4:20) 20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살후 1:5) 5이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표요 너희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얻게 하려 함이니 그 나라를 위하여 너희가 또한 고난을 받으리니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히브리서, 야고보서에서도 언급되고 있으며 신약성서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에서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된 장엄한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히 12:28) 28그러므로 우리가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약 2:5) 5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들을지어다 하나님이 세상에 대하여는 가난한 자를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아니하셨느냐
계 21:2) 2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
3. 구약과 하나님 나라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이다. 이런 하나님 나라는 결코 복음서나 신약성경만의 주제가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구약 성경에서도 역시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당연히 그 핵심주제가 된다. 창세기는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통해 우주 안에 하나님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가르치고 있다.
창 1:1) 1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선언은 당시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온갖 우상숭배가 가득한 시대를 향하여,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이 인류의 왕이 되심을 선포한 하나님나라 사건이었다. 구약의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열국의 아비 아브라함을 통해, 인류 역사 속에 보다 구체화되었고,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신 출애굽 사건과, 바벨론 포로 해방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 구약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통치와 이에 응답하는 이스라엘의 순종 혹은 불순종의 결과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다시 말해 구약성경의 주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는 창조주 하나님이며, 이스라엘의 왕이시다”라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철저한 신앙고백에 있다. 이사야서를 비롯한 구약의 예언서에는 장차 도래할 하나님 나라의 원대한 비전이 나타나 있는데, 신약성경은 메시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세상에 도래하였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그 하나님 나라는 요한 계시록이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마지막 때에 장엄한 모습으로 완성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신약과 구약을 관통하는 성경의 핵심 주제인 것이다.
사 65:17) 17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
계 21:1 - 4) 1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2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 3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가로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셔서 4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맺는말
복음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우리를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역으로서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전파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설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이 하나님 나라였기 때문이다. 이를 따라 사도들 역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였으며, 구약 성경 또한 창세기부터 예언서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결국 신구약 성경을 관통하는 인간 구원의 핵심 주제가 바로 하나님나라의 복음인 셈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하나님 나라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 우선되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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