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라지고 있다 |
목회자들, ‘목회 성공’ 위해 신도들의 ‘종교 소비주의’와 야합 |
오세택(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목사)
한국 교회는 양적 침체와 질적 얄팍함, 그리고 사회적 냉대라는 현실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 한국 교회가 이런 현실에 처하게 된 것은 제도의 모순이나 정열의 부족, 사회적 억압 때문이 아니다. 제도나 정열, 사회적 조건으로 치면 지금은 개신교 1백20여 년 역사 가운데 가장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 교회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암울하다. 왜일까.
여러 가지 진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한국 교회에 하나님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대신 그 자리에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만족적인 자아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과거 한국 교회 100여 년 동안 그나마 중심에 있던 하나님은 이제 주변부로 밀려나서 자아를 만족시키는 부속물 정도로 취급 받고 있다.
이렇게 된 일차적 책임은 이른바 교회 지도자라고 하는 우리 목회자들에게 있다. 신자들에게 하나님에 대해서 말하고 그 하나님을 향하도록 이끌지 않고 목회 성공이라는 자신의 우상을 좇기 위해서 그들의 종교적 소비주의와 야합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1980년대 이후부터 급격하게 자아를 숭배하는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 물결은 거대한 종교적 필요가 되어 교회로 밀어닥쳤는데 목회자들이 여기에 편승한 것이다.
오늘의 교회를 찾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와 같다.
자신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더 잘살 수 있도록 만드는 하나님을 찾아 오늘은 이 교회, 내일은 저 교회로 ‘교회 쇼핑’을 다닌다. 발 빠른 목회자들은 이런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최대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하나님을 개발하고
선전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요즘 대형화하고 있는 교회 지도자들이 공공연히 하는 말이 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아의 근본적인 부패성과 타락성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 그런 설교에 종교 소비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떠나 버린다.”
신도의 기호 만족시킬 하나님 개발·선전
대안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없다. 하나님을 바로 알고 그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부정이 있어야 한다.
자기 만족과 자기 축라는 열망을 하나하나 내려놓지 않으면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은 철저하게 자기 추구라는 본성을 가진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만 가능하다. 이 도움이야말로 교회가 흔히 말하는 구원이라는 것이다. 구원이란 예수를 믿고 죄를 용서받아 천국에 가는 것만이 아니다. 오늘 대다수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런 수준으로 구원을 이해하고 있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미신적인 해석인가!
구원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말미암은 자기 만족과 자기 중심성으로부터 자유하는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께로 향하는 의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성경적 증거가 산상보훈이라는 예수의 설교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산상보훈에서는,
세상의 모든 모순과 갈등을 해결한 온전한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인간의 욕구들을 하나씩 내려놓음으로써 가능하며 이 일을 위해서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를 이루었다고 증거하고 있다.
자아 만족, 자아 성취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하나님 만족과 하나님 성취, 이것은 철저하게 타자를 중심으로 하는 정의와 평화, 즉 타자를 섬기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변화를 구원/거듭남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기독교가 이렇게 변화해 이 땅 사람들에게 소망을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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