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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연구/이 단 연 구

이단을 분별하는 눈(1)

이단을 분별하는 눈(1)

 

 

 

권호덕 교수(백석대 기독신대원 조직신학)

 

 

지금 한국사회에는 수많은 이단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30여 년 전 같으면 교파를 초월해서 이단에 대항하는 운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땐 신학생들도 수업을 전패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빙자해서 사이비 종교 활동을 하며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이단에 대항했다.

 

 

그런데 근래에 한국 교회에는 이단에 대항하여 함께 공동전선을 펴고 투쟁하는 경우가 눈에 띠지 않는다. 해당 목회자들이 자기들의 교인들을 이단들에게 빼앗겨 직접 손해를 당하지 않고서는 이단 문제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는 것 같다. 왜 이런 정체적이고 무관심한 풍조가 지배하는 것일까?

 

 

사도들과 속사도들 그리고 교부들 나아가 종교개혁자들은 이단에 대항하여 매우 심각하게 투쟁했다. 신약성경 가운데 서신들은 계속 그 당시 팽배하던 이단들을 겨냥하여 경고하며 속사도들이나 교부들도 당시의 이단의 의식하고 글을 썼다. 칼빈의 저서를 보라. 그의 대적에 관한 부분들이 매우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이는 이단들이 한번 지배하면 하나님의 교회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여 치명적인 손해를 주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경우 왜 이단에 대해 그토록 관대할까? 우리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한국 교회의 관심이 다른 데 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수많은 교회성장 세미나에는 많은 교역자들이 몰려든다. 그들은 우선 교회를 성장시켜야 여러 면에서 자기들에게 유익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심지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 성장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그들은 교회를 세우는 원래의 목표에서 너무나 멀리 벗어난 것이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너무나 유물론적인 사고방식에 빠졌음을 의미한다.

 

둘째, 진리를 추구하는 노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교회 지도자란 진리를 가르치는 자들이다. 목회자의 선지자 직분은 바로 이런 기능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들은 성경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이 시대를 바로 진단하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진리보다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시키고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데로 추락했다. 말하자면 교회는 종교적인 아편을 놓는 곳으로 타락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성경 구절을 이용하여 말하거나 교인들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를 하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자들로부터 이단을 경고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한국 교회 자체가 그 동안 많은 부분에서 각기 교단의 신앙고백이 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쉬운 말로 한국 교회 자신이 이단적인 요소를 계속 보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한국교회는 신론에서 양태론적인 삼위일체론을 가르쳐왔다. 또 성육신론에서는 영지주의적이 아니면 로마 카톨릭적인 이해를 견지한다. 또 구원론에서 이신칭의론에 대해 이해가 너무나 희박하여 샤머니즘적인 방법이나 이원론적인 방법으로 구원을 추구하고 있다. 한 마디로 상당히 영적으로 교만한 한국교회는 자체의 신학을 반성하지 않으려 한다.

 

교회사는 세 가지 유형의 이단을 언급한다. 유물론적인 이단, 범신론적인 이단 그리고 이원론적인 이단들이다. 이들은 성경의 진리를 이런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다. 한국 교회 역시 이런 오류에 빠진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지 않고는 이단을 분별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요컨대 한국교회는 이단을 분별하는 눈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단에 대한 싸움은 일시적인 투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바로 규명하는 운동과 더불어 현재 우리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사고(思考)의 틀 내지 사상을 반성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단은 결국 적그리스도와 동일한 사고방식을 지니며 적그리스도의 일을 하게 되어 있다. 적그리스도는 겉으로는 그리스도처럼 보이는 짝퉁 그리스도이며 결국 자기를 하나님 자리에 올려 놓는 데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자기의 종이나 노예로 전락시키는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