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무릎에 안고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끝내 차가운 돌이 되어 버린 걸까. 아니다. 깊은 슬픔은 예술로서 다시 생명을 얻었다. '피에타'(Pieta). 이탈리아어로 '경건한 마음'이라는 이 단어는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고유명사로 쓰인다.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그 피에타를 만났다.
신성(神性)을 넘어선 모성(母性)의 위대한 경지를 웅변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피에타 상은 긴 세월이 흐른 뒤 르네상스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손을 거쳐 마침내 예술이 된다. 그 따뜻한 손길을 간직한 성 베드로 성당은 지금도 마르지 않는 감동과 영감의 샘이 되고 있다. 예수의 희생과 조각가의 예술혼 앞에 사람들은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성 베드로 성당 말고도 피렌체 대성당, 밀라노의 카스텔로 스포르체스코성에도 있다. 바티칸=김마선기자 msk@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