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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연구/로 만 카 톨 릭

바티칸 모든 길은 시스티나 ‘최후의 심판’에 이른다

  • 바티칸 모든 길은 시스티나 ‘최후의 심판’에 이른다
  • [명화로 보는 논술]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모든 길은 로마로, 로마 모든 길은 바티칸으로 통하고…
  • 최혜원 블루 로터스 아트디렉터·경희대 강사
    입력 : 2007.07.11 23:16
    • 신이 내려준 예술가, 미켈란젤로

      최초의 미술사 서적인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1511~1574)가 쓴 ‘미술가 열전’ 1550쪽을 보면 미켈란젤로에 대한 이런 찬사가 나온다.

      “미켈란젤로는 예술가들이 본받아야 할 전형적인 모범으로 신이 세상에 내려준 자이다. 예술가들은 미켈란젤로의 행동으로부터 삶의 방법을 배우고, 그의 작품을 통해 진정으로 훌륭한 장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런 극찬을 받은 그의 작품은 지금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에 있다. 옛말에 “세상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로마의 모든 길은 그 가운데 중심인 바티칸으로 통한다. 그리고 바티칸의 모든 길은 시스티나 예배당으로 통한다. ‘라파엘로의 방’과 ‘바티칸 박물관’의 여러 개의 방들을 지나면 결국 시스티나 예배당에 이르게 된다. 이곳은 새로운 교황을 선출할 때 추기경들이 모여 선거를 하는 장소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몇 시간이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그들은 바로 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가 그린 지상 최대의 벽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보기 위해서 이런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 미켈란젤로 일생 최고의 역작, 시스티나 예배당 벽화

      자신은 조각가이지 화가가 아니라면서 끝까지 그림을 그리기를 싫어했던 미켈란젤로, 그를 설득하여 로마로 불러들여 서양미술사 최고 걸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남기게 한 이가 바로 교황 율리우스2세다. 교황 율리우스 2세(Julius II, 재위기간 1503~1513)는 특히 르네상스의 거장들에게 최고의 대작을 만들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율리우스 2세는 교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하여 로마의 대규모 조영 사업을 추진해갔다. 율리우스 2세는 브라만테에게 성 베드로 성당을 짓게 했고, 라파엘로에게는 바티칸의 교황실, 일명 ‘서명의 방’의 벽화를 그리게 하였다.

      1508년 율리우스 2세는 당대 최고의 거장인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그리는 일을 맡겼다. 미켈란젤로는 4년 동안 조수도 없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에 물감을 칠해나가는 고된 작업을 해나갔다. 이로 인해 목과 눈에 이상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혼자서 4년 만에 이 대작을 완성하였다.

      최고의 지성, 비범한 기품과 지식을 갖춘 예술가의 작품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1508~1512)는 구약성서 창세기의 내용을 근거로 한 ‘천지창조’를 그리고 있다. ‘빛과 어둠의 창조’로부터 ‘해와 달의 창조’ ‘물과 땅의 분리’ ‘아담의 창조’ ‘이브의 창조’ ‘아담과 이브의 원죄와 낙원으로부터 추방’ ‘노아의 제물’ ‘대홍수’ ‘술 취한 노아’까지 아홉 개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1512년 이 대작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천재의 원숙미 넘치는 이 작품에 열렬한 찬사를 보냈다.

      미켈란젤로가 이 ‘천지창조’를 완성한 지 24년이 흐른 뒤에 교황 클레멘스 7세(Clemens VII, 재위기간 1523∼1534)는 로마로 다시 그를 불러들인다. 클레멘스 7세는 바티칸 궁전의 시스티나 예배당의 거대한 벽화를 완성하기 위해 ‘최후의 심판’을 그리게 했다.

      ‘최후의 심판’은 심판자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단의 지옥, 상단의 천국에 3백여 명의 인물들이 격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죄인들은 지옥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 타있고, 그 위에는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심판의 날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또, 그리스도의 옆에는 성모 마리아가 있고 발아래 쪽에는 두 명의 성자가 그려져 있다. 그 중에서 오른쪽은 살가죽이 벗겨지는 형을 받고 순교한 성 바르톨로메오인데, 미켈란젤로는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미켈란젤로가 필생의 역작으로 그의 나이 67세에 완성한 이 세상의 마지막 날 구세주가 심판을 내리는 이 극적인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해서 항상 경외감을 갖게 하는 영원한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