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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운동/신세계정부운동

"종교다원주의는 정통 기독교에 대한 도전"

"종교다원주의는 정통 기독교에 대한 도전"

한복협 월례발표회서 피터 바이어하우스 발표…현경 교수, WCC 종교간 대화 등 문제 제기


▲ 한복협 월례발표회서 피터 바이어하우스 발표. ⓒ뉴스앤조이 최소란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가 11월 12일 오전 7시 '종교다원주의'를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 박사(전 독일 튀빙겐대학 교수)는 종교다원주의·혼합주의가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정하고 정통 기독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피터 박사는 △정현경 교수(현경·미국 유니온신학대학)가 1991년 캔버라 WCC대회에서 행한 샤머니즘적 제의 △로마 교황청이 1987년 아시시에서 개최한 세계평화 기도회 △WCC의 종교간 대화 등을 종교다원주의의 사례로 꼽았다.

이날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가 동시통역을 맡았으며, 강승삼 박사(KWMA)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토론을 맡았다. 피터 박사는 종교를 초월해 단일한 정칟경제·문화체제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적그리스도의 출현과 접목시키면서 그것이 유럽연합(EU)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자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적그리스도에 초점이 모아졌다. 김명혁 목사(강변교회)는 미국 부시정부나 이스라엘이 '하나의 세계 제도(One World System)'를 만들어 통치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적그리스도에 가깝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피터 박사가 거론한 '종교간 대화'에 대해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선교적 방법"이라면서 "종교다원주의·혼합주의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WCC에 대해서도 "정현경 씨가 WCC를 대표하는 인물도 아니고, WCC의 종교간 대화는 선교전략적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변론했다.

"WCC 종교간 대화도 종교다원주의"



▲ 복음주의 신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 ⓒ뉴스앤조이 최소란

피터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반하는 현상으로 △(예수를) 덮어놓고 부인하는 것(Blunt denial) △다원주의적 상대주의(Pluralistic relativization) △혼합주의적 침식(Syncretistic undermining) 세 가지 모습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첫 번째는 예수를 대적하고 기독교인을 핍박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다원주의적 상대주의는 그리스도에게 상대적인 자격을 부여하는 동시에 그리스도 외에도 다른 경배의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러 종교와 이데올로기를 통합한다는 혼합주의는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정복하기 위해 그 종교에 침투하는 전략으로 나타난다. 신약성경에서 초대교회에 스며든 영지주의가 대표적인 예. 피터 박사는 오늘날 혼합주의가 대체로 신(新)영지주의 형태를 따르고 있다고 봤다.

그는 현대 종교역사에서 다원주의와 혼합주의가 드러난 몇 가지 사건을 제시했다. 1987년 10월 아시시에서 열린 종교 대표자모임에서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세계 평화를 위해 모든 종교 대표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기도하는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보수 기독교교단과 전통 가톨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교황이 결국 각 종교별로 지역을 할당해 따로 기도하도록 조정했으나, 피터 박사는 "제1회 아시시모임은 종교다원주의와 심지어 혼합주의를 향한 역사적 격동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그후 기독교는 모든 종교들이 다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갖게 됐고 이제 종교 연합 기도모임을 갖는 게 보편화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건은 WCC가 1970년 5월 레바논 아잘톤에서 종교간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그곳에 모인 종교인들은 타종교의 신앙형태로 예배를 드렸고 기독교 신학자들도 타종교의 예식에도 참석했다. 그후 종교간 대화는 에큐메니컬 프로그램의 핵심요소가 됐다.

피터 박사는 1983년 제6회 벤쿠버대회에서 WCC 지도자들이 인디안 토템주상을 세운 것과 1991년 캔버라대회에서 여성신학자 정현경 교수가 샤머니즘적 제의를 행한 것도 반종교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고르바초프 코피아난 등 40개 국가 종교·정치지도자들이 2000년 6월 피츠버그에 모여 '연합종교 창시(United Religions Initiative)'를 선포한 것도 세속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혼합주의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봤다.

피터 박사가 지적한 혼합주의 프로젝트의 위험성은 "강압적 단일화"다. 즉 혼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인류의 생존, 세계 평화, 환경 보전을 위해 이와 같은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그런 주장에 양심상 반대하는 사람들을 근본주의자로 평가절하하고 인류 발전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탄압을 가한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기독교 복음전도와 선교를 근본주의자의 사역, 불법행위로 보고 금지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피터 박사는 종교를 초월해 전세계적으로 단일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연합체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계시록 13∼19장에 예언된 종말에 다가올 적그리스도의 출현(계13∼19)과도 연관된다고 보면서 "10명의 왕이 한 마음이 되어 적그리스도에게 권세를 준다는 예언이 유럽연합(EU) 안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복음주의 성경학자들의 견해를 함께 거론했다.

박종화, "선교 전략으로 봐야"

박종화 목사는 종교다원주의·혼합주의가 종교학·비교종교학 등의 과제이지 순수신학의 틀에서 일탈한 것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믿는 자들의 고백인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종교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경우 상대주의적 논리의 하나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피터 교수의 호교론적 변론이 종교신학적 관점에 서있는 자들에게는 얼마나 학문적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박 목사는 '종교간 대화'에 대해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선교적 방법"이라면서 "종교다원주의·혼합주의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 종교간의 대화가 종교인들간의 대화이지 가령 신학과 불교학의 대화는 아니며, 종교인들 각자의 신앙적 정체성을 견지한 채 지역사회에서의 실천적 협동을 위해 상호 공존 내지 협력하는 모습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WCC에 대해서도 "정현경 씨가 WCC를 대표하는 인물도 아니고, WCC의 종교간 대화는 선교전략적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변론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피터 박사가 거론한 'EU-적그리스도 연관론'에 초점이 모아졌다. 피터 박사는 △적그리스도는 정통 기독교에서 나온다는 점 △적그리스도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치하는 것이라는 점 △EU가 정통기독교를 근간으로 한 유럽에서 만들어졌다는 점 △오늘날 유럽교회에 기독교인 수가 줄어든다는 점 △EU 지도자들이 EU를 통해 전세계인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표방한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주장을 지지했다.

한편 김명혁 목사는 "미국 부시행정부의 전쟁과 이스라엘의 재건 노력 등이 정치적·종교적인 '하나의 세계 제도(One World System)'를 만들려는 적그리스도 모습에 오히려 가깝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피터 박사는 "전혀 새로운 생각이라 놀랐다"면서 "부시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 부시가 공공연히 사용하는 종종 '새로운 세계 질서(New World Order)'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볼 때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뉴스앤조이
최소란 withhim@newsnjo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