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을 열망하는 이들에게
최재호 기자님의 글..
우리 시대 교회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4월 5일 교회개혁 포럼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참석자들과 나눈 이야기가 그러했고, 교회개혁을 지향하는 <뉴스앤조이>에 기자로 몸 담아온 세월의 경험이 그러하다.
최근 지역 투어를 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 관계자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 속에 그들이 택한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온라인상의 여러 교회개혁카페 관계자와의 교제를 통해 그러함을 또 절감한다.
교회개혁. 과연 어렵고 힘든 일이다. 어쩌면 우리 시대에 개혁된 교회의 모습을 보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개혁된 개교회로서가 아닌 하나의 보편교회로서 한국 교회를 말하는 것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교회개혁에 대한 결론이고 전부일까.
교회 개혁을 이야기하면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탐욕스러운 '제왕적' 목회자를 떠올린다. 일부는 권위주의적인 당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이야기하기도 할 것이다. 혹은 교회 재정의 불투명한 운영이나 직분자 선출 과정의 비합리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러한 잘못된 모습들이 우리 시대 교회 속에 혼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문제라고 해서 그들을 쫓아내고, 그들의 상을 뒤엎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참된 교회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또 다른 잘못이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최근 <뉴스앤조이>를 통해 종종 보도되고 있는 K교회는 심각한 상처를 안고 있다. 현 담임목사와 반대파 간의 갈등이 교인들간의 분열과 대립과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교인들 상호간 물리적인 폭력까지 휘두르고 있다. 상세한 내막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같은 소식들을 통해 우리는 과연 K교회가 주의 피로 산 교회인지 의심하기도 한다.
이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에 반목과 갈등이 있기 때문이기에, 재판과정 등을 통해 한쪽이 물러나게 된다면 그 교회의 문제가 해결될 것일까. 혹시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그렇지 않다. 참 교회, 성경 말씀대로 개혁된 교회는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회의 교회됨은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전해지는가에 달려 있다. 거기에서 권징과 성례가 뒤따르게 된다.
심각한 분쟁 속에 있는 위의 교회의 경우, 설교자나 교인들이 신실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보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말씀에 대한 참 경외심이 있다면, 그 누구도 주님의 교회에서 그들처럼 행동하지는 못한다. 직분자들이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서서 말씀을 수종들게 될 것이다.
당연히 그들로부터 말씀을 배우는 교인은, 말씀을 통해 삼위 하나님과 교회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만약 그러했다면 교회 안에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그렇지도 않겠지만-폭력이 난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무엇이 그들을 분열과 대립으로 이끌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교회인 그들이 하나님의 영광과 주님의 몸된 교회보다 무엇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에 있다. 이것을 당사자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아파해야 한다.
교회 개혁의 요체는 신실한 말씀의 선포와 함께 말씀을 따라 교회를 섬기고 다스리는 직분의 회복에 있다. 개혁을 이야기하는 우리들은 종종 서두르게 된다. 하지만 교회개혁에는 다른 길은 없다. 그러나 이 말은 막연히 기다리고 참으라는 말과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부터 바른 말씀을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을, 그리스도 예수를, 성령님을 알고 신앙 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의 기관인 교회에 대해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할 때 교회는 말씀 위에서 개혁되고 든든히 설 것이다.
물론 이것은 쉽거나 간단한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당대에 개혁된 교회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씀과 성령을 의지하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한발한발 걸어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교회 개혁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기에 우리의 마음을 앞세우거나 욕심에 따라 행동해서는 안된다. 이 길은 또 외롭고 거친 길이기에 쉽게 지칠 수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는 것과 함께 주의 참 교회에 대한 바른 소망이 있는 자들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아는대로 개혁자들은 '개혁된 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한국 교회는 이런 차원이 아니라 심각한 어두움에 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교회의 현실에 실망하고 스스로 교회로부터 분리해내는 것을 본다. 혹은 무교회주의자로, 혹은 독립교회로.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미 2천년 교회 역사와 함께 있었다. 분리주의적 사고나 행동은 아무 생각 없이 교회에 출석만 하는 이들보다는 교회의 교회됨에 관심이 큰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곤 한다. 그래서 존 칼빈은 거짓 교회로부터 분리하지 않는 잘못과, 잘못이 있는 교회로부터 분리하는 잘못을 함께 지적하였으리라 생각한다.
바른 교회에 대한 이해는 개교회주의를 배격한다. 이것은 주의 몸을 나누는 일이며 스스로를 머리에서 잘라내는 일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는 이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주변의 형제 자매를 바른 성경 말씀에 세우는 일은 교회개혁을 열망하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그리고 말씀에 대한 이해와 고백적 일치가 가능한 경우, 서로 연대하고 하나됨을 이뤄 가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교회 개혁은 하나님 영광의 회복이기에 하나님 스스로 이루실 것이지만, 하나님의 뜻과 나라의 실현을 기도하는 우리가 마땅히 걸어야 길인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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